약자 2

|컬럼| 69. 짧게 말하기

짧게 말하기 한국식당에서 물냉면이라 하지 않고 물냉이라 줄여서 말하는 것을 종종 듣는다. 마지막 말 하나를 뺌으로써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겠다는 언어습관이다. 네 글자의 비빔냉면을 두 자로 줄여서 비냉이라 한다. 그렇다면 왜 군만두는 물냉처럼 마지막 글자를 빼고 '군만'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식당 종업원들이 모여서 그런 약어(略語: 준말)를 쓰기로 합의를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하하.  영어에서도 'examination'이라 하는 대신 'exam'이라 하고 'advertisement'도 뚝  잘라서 'ad'라 한다. 정신과 환자의 정신감정을 뜻하는 'psychiatric evaluation'도 언제부터인지 누구나 'psych eval'로 급하게 약식으로 말한다.  약자(略字)를 'a..

|컬럼| 419. 아인슈타인을 공부하는 라일리

“Weak people revenge. Strong people forgive. Intellectual people ignore: 약자(弱者)는 복수한다. 강자(强者)는 용서한다. 지자(知者)는 간과한다.” – 아인슈타인 라일리는 걸핏하면 다른 환자와 싸우고 기물 파손을 일삼는 극심한 성격장애 때문에 내 병동에 오래 머문다. 불철주야로 병동 직원들을 괴롭히는 데 이골이 난 30대 백인 청년. 주름진 아인슈타인 얼굴이 들어간 배경에 이 짧은 세 개의 문장이 돋보이는 인터넷 파일을 프린트해서 그에게 주며 벽에 붙여 놓고 뜻을 되새기라고 타이른다. 그는 네, 그러겠습니다, 하고 기꺼이 대답한다. 걱정이나 짜증거리가 있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시비를 걸고 주먹다짐을 하는 둥, 꼭 남을 기분 나쁘게 해야 직성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