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생각 생각 -- 마티스 그림 “창가에서”의 여자에게 (1921) 먼 바다 짙푸른 바다 기립자세 중거리 위치 야자수 두터운 목덜미 깍지 낀 손 풍성한 치마 여자 얼굴 표정은 어떤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바다 야자수 여자의 등을 보고 있는 나는 무슨 靈感을 좇고 있는지 詩作 노트: 마티스 왈, “본다는 것은, 그 자체가 노력을 요구하는 창조적인 행위다.” © 서 량 2023.08.31 마티스를 위한 詩 2023.08.31
|詩| 외출 외출 -- 마티스 그림 “창문의 젊은 여자, 저녁노을”에게 (1921) 붉게 물든 바닷물 언저리, 언저리에 모르는 사람들이 멀고 멀어요 붉은 하늘 보라색 하늘을 만지는 여자 투명한 창문 붙박이 창문 너머 야자수 검푸른 야자수를 건드리는 손, 손가락 완전히 몸을 떠나서 詩作 노트: 실내에서 창밖을 내다보는 여자는 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남을 보는 순간 남이 되는 나. 이 그림을 보면서 어느새 나 또한 손을 뻗쳐 야자수 잎새를 건드린다. © 서 량 2023.05.12 마티스를 위한 詩 2023.06.12
|詩| 야자수의 원근법 야자수의 원근법 -- 마티스 그림, "창가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여자"에게 (1921) 꽃빛 강물이 흐른다 꽃은 붉은 색 강물이 부르는 노래 무박자 無拍子 여자가 손에 잡은 활 바이올린 활 반으로 쩍 갈라지는 coconut 코코넛 열매 쪽빛 하늘이 일으키는 세포분열 뚜렷한 창문 윤곽이 샛노란 창문 밖에서 야자수 사이로 붕 뜨는 저 돛단배를 봐봐 시작 노트: 그림에서 소리가 난다. 악기를 보는 순간 다짜고짜 악기에서 소리가 나기도 한다. 대개는 박자가 없는 소리. 마티스의 이 그림에서 노골적으로 바이올린 연주를 듣는다. 야자수 나무를 배경으로 귀가 멍멍해지도록 크게 울리는 fortissimo, 포르티시모, 매우 세게. © 서 량 2023.05.11 마티스를 위한 詩 2023.05.11
|詩| 짐승들 어느 날 아침에 내가 짐승이라는 생각을 했어 나 고상하지 않거들랑 교회에도 안 가고 하루에도 몇 번씩 불량한 생각을 한다 그래도 괜찮아요 우리가 모두가 다 그렇잖아요 야자수 나무 밑 자리는 순수한 짐승들만 입장권이 있대 눈이 살쾡이처럼 사납게 생겼지만 다산 정약용은 평생을 푸짐한 야자수 밑에 마음 편하게 다리 쭉 뻗고 누워 본적이 없대 정약용도 짐승 같은 인간이었을 걸 내 짐작에 아마 저 눈매 좀 봐봐 째려보는 눈초리가 성질 깨나 있게 생겼어 너 이놈! 하면 오금아 날 살려라! 하고 도망가세요, 혹시 © 서 량 2008.04.01 詩 2008.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