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배 4

|詩| 뭉툭한 손

뭉툭한 손 -- 마티스의 그림, "수영복 입은 여자"에게 (1935) J字로 시작되는 팔걸이 빨간 의자에 실비가 내려요 눈동자 손가락 아, 손가락도 없어 아랫배도 없는 여자 3月을 뒤로한 개나리꽃 빛 연두색 섞인 노랑색 배경이 두렵기는 하지 거의 검정색 입술도 줄이 죽죽 간 브라자도 詩作 노트: 의자나 테이블이 물체가 아닌 텍스트로 보이기도 한다. 마티스 그림의 여자도 그럴 때가 있다. 요컨대 물체는 선과 색의 싸움이다. 색이 스페이스를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선을 이긴다. 생물체는 특히 그렇다. © 서 량 2023.06.05

|詩| 겨울 사랑

내 겨울 사랑은 순전한 몸싸움이다 검푸른 구름들이 폭삭 주저앉아 엉엉 울다가 졸지에 얼음꽃으로 터지는 모양새다 내 겨울 사랑은 또 양 뺨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이제는 될 대로 되라! 하며 내뱉는 썰렁한 발언이다 나는 왜 입때껏 아랫배에 힘 한 번 꽉 주면서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는지 몰라 검푸른 구름들이 말끔히 사라질 때까지 순전히 몸싸움만 할 것이다 당신과 나는 © 서 량 2002.12.24 -- 2019년 겨울호

발표된 詩 2007.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