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곡 / 김종란 *환상곡 김종란 반딧불이 내 안에 나르고 온몸엔 싸락눈이 내린다 반딧불이 모여드는 작은 음악회 싸락싸락 얼어붙는 몸들이 손끝을 붙잡는다 슈베르트, 한번 뒤돌아 보다 싸락눈 맞으며 멀어진다 *슈베르트의 환상곡 F minor © 김종란 2016.01.18 김종란의 詩모음 2023.01.12
겨울아침 / 김정기 겨울아침 김정기 서로 잡아당기고 있는 물살이 손을 놓고 공중을 바라보는데 아득한 것들이 돌아와 한자리에 앉는 안온함이 열리는 창안에 가득하다 서리 내린 언덕을 올라가 지난밤 촛불 밑에서 쓴 편지를 부친다 가벼운 코트와 걷고 있는 것도 죄스러운 겨울 아침에 청솔가지에 앉은 싸락눈이 눈빛을 환하게 마주 본다 다시는 봄을 잉태 하지 못할 듯 깊은 잠을 깨우는 새소리는 완강해 지구의 자궁 안에서 새것들이 태동하는 소리 또렷하게 들린다 © 김정기 2009.12.22 김정기의 詩모음 2022.12.11
|詩| 대형사고 겨울이 싸락눈을 감싸 안고 아무 생각 없이 부서지는 광경이다 꺾어진 겨울 나무 잔가지를 보십시오 밤 사이 대형사고가 터진 것이 틀림 없습니다 겨울 감상법은 진정 당신 마음 하나에 딸렸어요 나무와 바람과 하늘이 한 판 크게 어우러지는 새벽이잖아요 시린 코를 하얀 마스크로 덮은 겨울이 바람 속에서 잔기침을 하는 풍경이다 아무래도 겨울을 숙청해야 되겠어, 하며 당신은 내게 낮게 속삭인다 들숨이 잦아든다 © 서 량 2020.12.17 詩 2020.12.18
|잡담| 겨울 칠면조 추수감사절 연휴를 늘어지게 게으름을 피우며 지냈지. 목, 금, 토, 일, 나흘 중에 오늘이 마지막 휴일이야. 이번 추수감사절에는 애들도 둘 다 집에 안 오고 해서 마침 핑계낌에 내가 평소에 반감을 품고 싫어하는 칠면조를 안 먹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킥킥. 때때로 자폐증적인 삶을 살고 싶고 그.. 잡담, 수다, 담론, 게시 2008.12.01
|잡담| 어제와 오늘 사이 어제는 겨울 들어 두 번째로 눈이 왔다. 그것도 아침에 눈을 뜨니 밤사이에 폭삭 눈이 쌓였고 오전 내내 촘촘한 싸락눈이 백설기 가루처럼 뿌연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었어. 저 정도 쌓였으면 잘하면 2,3인치는 되겠다 했지. 눈 치우는 애들은 3인치가 넘어야 영차영차 제설차를 몰고 오는 형편. 오후에 .. 잡담, 수다, 담론, 게시 2007.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