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4

|컬럼| 10.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것

영국 속담에 ‘Over-niceness is under-niceness’ 라는 말이 있다. ‘과잉친절은 불친절’이라는 진리를 시사하는 근사한 격언이다. ‘nice’는 ‘친절하고 인정미가 있다’는 말 같지만 그 뜻을 정식으로 찾아 보면 우리는 매우 당황한다. 오래 전에 미국 올 때 들고 온, 지금은 앞뒤 표지가 다 떨어지고 없는 누런 영한사전에 ‘nice’는 다음과 같이 설명돼 있다.  nice: 1.몹시 가리는, 까다로운 2.세심한 주의를 요하는, 다루기 힘든 3.세밀한, 딱딱한, 꼼꼼한 4.유쾌한, 기분 좋은 5.예쁜, 귀여운 6.인정미가 있는, 친절한 7.얌전한, 품위 있는 8.난처한, 싫은, 귀찮은. 위의 8개 항목 중에서 좋은 뜻은 4, 5, 6, 7번, 네 개뿐이다. 결국 좋은 뜻과 나쁜 뜻이 ..

|컬럼| 295. 말없음에 대한 정신분석

의사와 환자의 의사소통에 대하여 생각한다. 혼란스러운 마음의 고통에 시달리는 한 사람과 정신과의사라는 다른 한 사람 사이에 의사전달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대화를 나눌 때 환자건 의사건 서로 언급을 하는 사항보다 언급을 하지 않는 사항이 더 많다는 사실도 이상하다. 이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모든 소통과 불통에 적용된다. 사실 우리는 말하기(有言)보다 말없기(無言) 쪽으로 더 관심을 쏟아야 할 때가 많다. 나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의 카테고리로 침묵의 의미를 분류한다. 1. 마음이 편해서 말이 없기흔쾌한 휴식이 진행되는 상황이다. 에너지의 재충전. 음악회 중반부에 삽입된 인터미션의 효능이랄 수도 있겠다. 감칠맛 나는 섹스를 끝낸 원기 왕성한 남녀가 서로에게서 잠시 떨어져 제각각 말없..

|컬럼| 420. 3등분 마음

Strong minds discuss ideas, average minds discuss events, weak minds discuss people. – Socrates (강한 마음은 아이디어를 말한다. 보통 마음은 일을 말한다. 약한 마음은 사람을 말한다. – 소크라테스) 선과 악, 천국과 지옥 같은 이분법을 벗어나서 사람들을 3등분하는 사고방식이다. 3차원은 공간을 창출한다. 3차원은 2차원보다 월등하다. 성부, 성자, 성령이 이루는 3위일체 카톨릭 사상. 본능, 자아, 초자아가 사람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정신분석의 기본. 입법, 사법, 행정으로 나뉘는 3권분립의 정부체제. 우리의 사고방식에는 이렇게 셋이라는 숫자가 자주 들어간다. 넷, 다섯, 여섯 하다 보면 갈래가 많아져서 어려워지는 것인지. 대개..

|詩| 나훈아 다시 애정을 꽃피우다

강원도 산골 별꽃들이 수근대면서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 경음악으로 깔린다 배경이 흔들리네요 사랑도 씨앗도 다 날아가버리고 나훈아의 눈웃음, 두툼한 등판에서 애정이 꽃피던 시절,이 거듭납니다 그가 맨몸으로 무대를 움직이는 장면을 도저히 잊지 못할 거예요 강원도 군인동네 산골 갈바람을 타고 울긴 왜 울어, 하며 울리던 미성(美聲)에 잡초,의 사나운 기운이 실리더니 이제 고향으로 가는 배, 멜로디를 빌려 소크라테스를 테스 형,이라 부르다니요 아닌 밤중에 나훈아가 과감하게 절절하게 ©서 량 2020.10.2

2020.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