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분열 5

|詩| *가려운 양파

*가려운 양파 -- 넷플릭스 드라마 ‘Warrior (2023)’를 보고 나서 천정이 높은 실내 낡은 피아노 소리가 술잔에 부딪친다 갈매기 날갯짓으로 붕 뜨는 에너지 세포분열이 터진다 경건한 분열 몸놀림 상처 trauma 화면을 적시는 빗물 어깨 뒤태가 두툼한 남자가 오리걸음으로 걸어간다 코를 찌르는 양파 냄새 남자가 속삭인다 The reason I came to America was… 나는 왜 미국에 왔나 주먹질 총질 칼부림 가려운 가슴 위에 얹히는 얼음주머니 여자는 내 고등학교 동창생을 꼭 닮은 주인공 손을 잡는다 詩作 노트: 19세기 말. 샌프란시스코에 철도공사를 위하여 이민 온 중국인들을 백인들이 ‘itchy onions, *가려운 양파’라 부르고 중국인들은 백인들을 ‘duck, 오리’라 불렀다...

2024.02.22

|詩| 꽃병

꽃병 -- 마티스 그림 "흰 옷을 입고 꽃다발과 함께한 소녀”에게 (1919) 방안에 흐르는 섬섬한 氣流 붉은 꽃 흰 꽃 복숭아색 세포분열 여린 듯 뚜렷한 여자의 눈길 氣流가 강해지고 책이 날아가고 테이블이 쓰러진다 詩作 노트: 전에도 말했지만 마티스 그림을 감상할 때 前景보다 背景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당신이 누구에게 말을 할 때도 그렇다. 단어 선택보다는 대화의 배경이 중요하다. © 서 량 2023.07.19

|詩| 야자수의 원근법

야자수의 원근법 -- 마티스 그림, "창가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여자"에게 (1921) 꽃빛 강물이 흐른다 꽃은 붉은 색 강물이 부르는 노래 무박자 無拍子 여자가 손에 잡은 활 바이올린 활 반으로 쩍 갈라지는 coconut 코코넛 열매 쪽빛 하늘이 일으키는 세포분열 뚜렷한 창문 윤곽이 샛노란 창문 밖에서 야자수 사이로 붕 뜨는 저 돛단배를 봐봐 시작 노트: 그림에서 소리가 난다. 악기를 보는 순간 다짜고짜 악기에서 소리가 나기도 한다. 대개는 박자가 없는 소리. 마티스의 이 그림에서 노골적으로 바이올린 연주를 듣는다. 야자수 나무를 배경으로 귀가 멍멍해지도록 크게 울리는 fortissimo, 포르티시모, 매우 세게. © 서 량 2023.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