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5

|담론| 나무와 성격에 대하여

“성격은 나무와 같고 평판은 그림자와 같다. 그림자는 우리들의 생각이지만, 나무는 현존하는 실체다. -- 아브라함 링컨 우리는 나무의 진정한 특성을 실제로 파악하지 못한다. 나무 그림자를 통해서만 나무를 인지할 뿐이다. 셰익스피어가 ‘맥베스’의 등장인물을 통하여 "인생은 걸어다니는 그림자일 뿐, 불쌍한 연극 놀이…"라고 이 생각을 넌지시 말했듯이. 마찬가지로, 우리는 한 사람의 성격을 햇빛이 있거나 조명의 각도에 따라 투사된 그림자를 통해서만 볼 수 있을 뿐. 빛이 없으면 그림자가 없듯이, 사람의 성격도 드러나지 않으면 알아내지 못한다. 나를 에워싼 빛이 빚어내는 다양한 형상의 내 그림자를 거듭해서 본다. ‘남들’이야말로 내게 주어진 근본적인 빛의 원천이다. 그들이 나의 조명 환경이다. '인간 환경'! ..

|컬럼| 400. 격(格)

병동 직원들과 성격(性格, personality)에 대하여 토론을 벌인다. 성격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가 어렵다. 결국, ‘한 사람의 특징적인 생각, 감정, 그리고 행동’을 일컫는 것이라는 짧은 결론을 내린다. 성격은 기분, 생각이나 태도로 남들에게 전달되기 마련이다. 그렇다. 성격은 대인관계에서 일어나는 인생사다. 나는 “Personality is everything!” 하며 힘주어 덧붙인다. 당신과 나의 모든 대인관계에서 사실 ‘성격이 전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이 종사하는 정치, 사회, 경제, 종교, 연예 등등 제반 분야에 걸쳐 똑같은 이론이 적용된다. 영어의 ‘personality, 성격’에 비하여 한자어로 인격(人格)이라는 말이 따로 있는데 사전은 ‘사람으로서의 품격’이라 풀이한다. 인품이..

|컬럼| 243. 사람 됨됨이에 관하여

성격장애 병동을 맡아 일하면서 시시때때로 환자들에게 성격장애에 대하여 강의를 하다 보니 정신과 의사로서가 아니라 일반인으로서 그리고 심지어는 정신병 환자의 각도에서 사람의 성격에 대하여 자주 생각한다. 'personality'는 성격(性格)이 아니라 인격(人格)이라 번역해야 마땅할 것 같다. 'person'이 '사람'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누가 인격이 있다, 없다 하면서도 성격이 있다, 없다 하지 않는 우리말 습관을 보면 인격에는 어떤 프리미엄이 붙지만 성격이란 눈이나 코처럼 사람이면 누구나 다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person'은 본래 옛날 로마 극장에서 연극배우들이 쓰던 '가면(假面)'을 뜻하던 라틴어'persona'에서 유래한 말이다. 서구인들은 가면을 쓰고 남들을 대하는 인간의 본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