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찬물 세수* 쭈그리고 앉아서 대야에 고개를 푹 박고 세수를 할까 하는데 냄새 좋은 비누로 콧잔등을 박박 문지르고 물이 입에 닿으면 푸푸 소리를 내야겠어 펌프 물을 모아두는 네모난 시멘트 틀에 사람 얼굴만한 바가지 하나 둥둥 떠 있어요 그 옆으로 앵두나무 가는 가지들이 비단실처럼 늘어져 .. 詩 2011.07.26
|詩| 벙어리 사랑** 꿀 먹은 벙어리 마음이란 눈빛으로만 하는 사랑이다 별 볼일 없이 시시한 사랑 명치끝만 아픈 사랑 당신은 윙윙대는 꿀벌이다 또 있지 고진감래, 쓴맛 뒷마당에 쏟아지는 단비에 푹 젖어서 밤마다 울부짖는 이 딱한 친구야 아침이면 아침마다 울부짖는 새의 노래 청아한 세레나데, 일면.. 詩 2009.05.15
|詩| 봄이 울고 있다니 슬며시 웃는 얼굴로 뒤돌아선 봄의 뒷모습이 측은하다 봄아! 하며 되돌려 세우자 봄의 뺨에 두 줄기 눈물이 흐르고 있네 아! 무슨 사연인지 도무지 내 짧은 인정으로는 알 수 없지만 봄이 울고 있었나보네 새 소리 짹짹거리는 산 골짜기를 활활 불태우던 진달래 떼들이 촛불시위대처럼 사람 맘을 충동질하더니 그새 어느새 울고 있었다는 말이지 손등으로 눈시울을 찍어 눌러 눈물을 훔칠 생각도 없이 내가 왜 이럴까 하는 봄다운 질문조차 던져 볼 짬도 없이 © 서 량 2009.05.07 詩 2009.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