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톱니바퀴 톱니바퀴 앞니 사이 사이 깊이 침묵하는 회전목마 두터운 뿔테 안경 많이 부드러운 자세당신이 조각품으로 서 있는 나무 그늘 운명의 수레바퀴를 마다하는 이브의 맨몸 화면 앞쪽에 위치한다 나는 詩作 노트:이탤리언 조각가 Arnoldo Pomodoro 작품 ‘Grande Disco’속을 들여다 본다. 속은 안 보이고 건너편 세상만 보이네. © 서 량 2024.07.02 자서전的 詩모음 2024.07.02
|詩| 아령과 비둘기 현미경 망원경 다 소용 없다 아령을 스승으로 삼기로 했어 아령이 커다란 뿔테 안경을 쓰고 꿈에 나왔지 나는 응당 그와 관계를 형성한다 흉허물 없이 다 터놓고 지내는 관계 함부로 난잡한 말을 주고 받아도 괜찮은 그런 아령의 흉터에 심하게 신경을 쓴다 아령은 내게 막강한 권리를 부여한다 아령이 나를 서서히 장악한다 아령 양 가슴에 이윽고 튀어나오는 알통 회색 바탕에 무지개 빛 맴도는 사나운 비둘기 한 마리 푸드득 날아가는 순간에 바람결 아령 옆구리에 빨갛게 매달리는 딸기 하나 히말라야 정상에서 행하는 티베트 불교식 수행 잘라진 팔 얼굴 없는 남자의 토르소 아령은 초지일관이예요 입을 벙긋 벌린 생선 몇 마리가 슬금슬금 헤엄치는 하늘 속으로 당신이 서슴없이 © 서 량 2021.11.23 詩 2021.11.23
|詩| 안경 쓴 아이린 아이린이 병원문을 지킨다 눈으로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몸으로 문 쪽을 살피다가 호감이 가는 병원직원이 열쇠 꾸러미에서 문에 꼭 맞는 열쇠를 찾으려고 쩔쩔맬 때 얼른 버튼을 눌러 문을 열어준다 아이린은 영혼의 검색창에 ‘진실’이라 써넣는다 나는 그날그날 날씨에 관계없이 .. 詩 2019.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