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 최양숙 봄밤 최양숙 봄밤에 점자를 읽는다 불을 밝히면 잠이 달아날까 벽을 더듬는다 일상에는 보이지 않던 것 손으로 형체를 그린다 숨기고 있던 요철이 몸으로 다가온다 의미를 몰랐던 것이지 없었던 것이 아니다 나를 위해 둘러싸고 거기에 있었지 쉼 없이 시신경에 얹히던 사물이 내게 안긴.. 김정기의 글동네/시 2013.03.28
달려라 불면 / 조성자 달려라 불면 조성자 불면을 정성껏 키우면 불멸이 될라나 요즘 나의 단잠은 아주 사소한 것에도 쉽게 굴복 당한다 오후에 마신 한 잔 커피로 밤과 잠 오랜 친분 관계가 밤에는 자야 한다는 만고의 법칙이 종종 깨어져 난장을 치고 잠 사라진 밤의 어둠을 녹여 밀반죽하듯 치대고 주무르면 아득한 .. 김정기의 글동네/시 2010.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