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 3

|컬럼| 395. Stupid is as stupid does

그날 병동환자 그룹치료를 하던 중 그들의 반응을 이렇게 유도했다. -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내가 참 ‘stupid’ 하다고 느끼면서 산다. 사람의 생각과 판단은 바보스러울 때가 많아. 너희들도 살면서 가끔 스스로 ‘stupid’ 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겠지?” 아무도 응답을 하지 않기에 나는 각자에게 물어보기로 한다. 데이비드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자기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리처드도 평생동안 ‘stupid’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리처드에게 ‘Really?’ 하며 좀 거세게 다그친다. 그는 잠시 내 눈치를 살핀 후, “But sometimes I feel dumb, you know?” 한다. 평소에 며칠을 말 한마디 없이 지내는 리처드가 이런 말을 하다니! 당신은 본능적으로 ..

|詩| 달과 나**

달과 내가 아무도 없는 밤하늘에서 정을 통하는 게 얼마나 신바람이 나는 일이냐 저 눈매 깔끔한 달 여인이 워낙 벙어리라서, 벙어리라서 나도 덩달아 순 벙어리로 춤을 춘다 꾸불꾸불한 팔다리를 더욱 더 꾸불텅꾸불텅하게 내 어릴 적 밝은 밤 앞마당 도리깨처럼 깡마른 키가 추녀 끝에 닿도록 하늘로 쿵쿵 뛰어오르는 낯 익은 그림자 하나 달밤에 우는 사람 마음은 달밤에 울어 봤던 사람만 안다 © 서 량 2008.09.28

2008.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