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악보 읽기 악보 읽기 흩어지는 음정을 두루두루 매만지는 음감이 참 좋아andante 서두르지 말아라 일체 cello violin 2 clarinets 부응 지잉 삑삑絃 소리 숨소리를 세차게 껴안은 채 初見에 몰두하거라 입을 꼭 다문 채 은근한 집중든든한 미련의 힘으로 詩作 노트:대학 1학년 때 아우, 오누이와 다섯이 가정 악단을 조직했다. 피아노 치는 여동생이 사진에 찍히지 않았네. 소리만 들린다. © 서 량 2024.02.10 자서전的 詩모음 2024.02.10
|詩| 사과를 위한 터무니없는 변명 사과를 탓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일일 거다 한입 맛본 후 덤벼들어 더 깨물어 먹고 싶은 새빨간 사과가 자타가 공인하는 내 삶의 과녁일망정// 사과는 내 무모한 사랑을 독차지한다// 황망한 시련의 끝머리에서 사과가 세차게 흔들린다 미련을 버려라 미련을 버리거라// 나는 사과를 욕보인다 앞뒤관계가 맞지 않는 순간에 설익은 논리의 틀을 홀랑 벗어 던지고 전혀 예기치 못한 자세를 취하면서 톡톡히 반항을 할지언정 © 서 량 2011.06.12 – 2021.04.08 詩 2021.04.08
|담론| 6개월에 걸친 시작노트 12월에 부는 바람 미국에 근 40년을 살아온 동안 매해 연말이 가까워 질수록 부산스럽고 조급해진다. 특히 지난 해 12월은 내가 일하는 뉴욕 주립 정신병원이 예산 삭감 때문에 구조조정을 하는 바람에 병동이 폐쇄되고 의사들이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는 형국이었다. 의사들의 스트레스가.. 잡담, 수다, 담론, 게시 2013.05.11
|詩| 지구의 미련 먹구름 사이를 뚫고 가녀린 눈썹 달이 눈웃음을 치며 지구를 당기고 있다네 달도 지구도 밤낮으로 서로를 힘껏 끌어당기고 있다네 헐벗은 겨울나무 땅 속에 깊이 잔뿌리를 내리는 막무가내 고집이라네 지구 핵심에서 뜨거운 화염을 뿜으며 조잡한 흙덩이가 나무의 올곧은 목숨을 기어이.. 詩 2008.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