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 3

홍보석 / 김정기

홍보석 김정기 새어 들어온 햇살에 몸을 덥히며 알속에서 알을 낳아 깨뜨리면서 갇혀 있습니다 반짝이지 않으면서 찬란한 울림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등불이 되는 적막이 찬란합니다 이 공간에서 빚는 시간의 축제에 당신의 늪 속에 솟는 물로 비로소 목욕을 시작하면 늘어진 세포도 다시 줄을 당 깁니다 목에 걸린 가시도 삭아 내리게 하는 순연한 몸부림이 향내로 출렁입니다 그대의 숨소리가 있는 가는 8월이 견딜 수 없는 정현종의 시처럼 황금 물고기의 비밀을 알려 줍니다 여름 갈피에 빛나는 햇볕입니다 홍보석의 황홀한 경험입니다 © 김정기 2010.06.19

|詩| 거꾸로 보기

하늘이 좋아서 하늘을 거꾸로 보고 싶었어 철봉에 오금을 걸고 매달려 몸을 흔들다가 첨벙, 하늘로 뛰어들었지 당신의 신은 지금 어디쯤에서 목욕을 하고 있나 옛날 금관악기 소리 들린다 물소리, 신의 소리, 중세 음악, 하늘 속 깊이 깊이 거꾸로 치솟는 저 짙은 옥색의 파동! 적외선 경보 시스템이 작동 중 천기를 누설하려나, 첩보원 몇명 어슬렁거리네 새까만 동공을 감싸주는 홍채가 마구 진동하는 당신 꿈 끝부분에 꿋꿋하게 누워있어 나는 하늘을 발 아래 두고 아, 발 아래 두고 © 서 량 2021.09.26

2021.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