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 김종란 연인 김종란 보이지 않는다 매미가 운다 소리가 가득하다 책 페이지를 덮는다 알 수 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나무도 가만히 있고 구름도 지켜본다 빛이 차곡차곡 쌓인다 소리가 쌓인다 뜻은 없다 © 김종란 2020.08.13 김종란의 詩모음 2023.01.26
17년의 기약 / 윤영지 17년의 기약 윤영지 늦은 봄, 나무 밑 땅바닥에는 숱한 구멍들이 뚫려있었다 고개를 갸우뚱, 무슨 동물이 그랬을까 쥐 아니면 뱀, 아니면… 초여름, 아침부터 미국매미(Cicada)들이 요란하다 여름 정취를 느끼던 한국 매미와 달리 경계경보와 같이 사람을 바짝 긴장시키던 한 달 남짓 온 동.. 김정기의 글동네/시 2013.08.16
매미 / 최양숙 매미 최양숙 매미가 운다. 말매미가 울고 참매미가 운다. 풀이 울고 나무가 운다. 한낮의 빈 동네에 성하는 것은 숲의 소리 여름날의 자궁에 차오르고. 땅에서 갇 올라온 굼벵이 어스름한 벌개미취 꽃밭에서 검게 물든 10년 세월을 벗는다. 허물은 머리를 쪼개고 이제사 눈을 뜨는 여리디 여린 속살 수.. 김정기의 글동네/시 2009.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