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몬로 2

시선의 끝 *히비스커스 / 김종란

시선의 끝 *히비스커스 김종란 깊은 그늘 틈틈 물기 흐르는 큰 붓으로 지워진 빈 계단 차콜의 대담한 선 어슷비슷 지어진 오래된 미술학교 어슷비슷 비어 있음! 드러난 순식간의 이름, 이름, 그림자들 불러들여 이름과 이름 달려 와 어둠의 등 등 등을 굽혀 깊은 그늘, 가장 어두워 비어있는 곳마다 드러나기도 하는 마릴린 몬로의 입술 비우다가 지어진 히비스커스 *로스코 채플, 너무 어두워 눈물 빛줄기로 쏟아지며 묵직한 붓의 움직임, 그 시선이 가는 * Hibiscus/하와이 무궁화, 꽃말: 섬세한 사랑, 신비한 사랑 ** Mark Rothko Chapel 시작 노트: 오규원 시집, ‘토마토는 붉다 아니 달콤하다’를 읽으면서 아 그런 시를 쓰고 싶다, 깊고 단순하고 투명한 시! 하다가 제가 매일 만나는 미술학교 ..

|컬럼| 8. 뜨거운 것이 좋아

1959년도 영화, 마리린 몬로와 토니 커티스와 잭 레몬이 열연한 ‘Some like it hot'(뜨거운 것이 좋아)가 당신은 생각이 날지 모르겠다. 잭 레몬이, “I'm afraid it may take a little longer(생각보다 오래 걸릴 거 같은 데요)"라 말했을 때 마리린 몬로가 한 달콤한 응답을 혹시 기억하는가. "It’s not how long it takes. It's who's taking you(얼마나 오래 걸리느냐가 아니라 누가 당신을 동반하느냐가 중요한 거에요)" '뜨거운 것이 좋아'는 다분히 체열적(體熱的)인 뉘앙스를 풍긴다. 뜨겁다는 말이 성적(性的) 흥분을 암시함을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한 생명체가 성적인 욕구에 휩싸였을 때 혈액순환이 왕성해지고 체온이 상승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