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새의 언어 / 최양숙 겨울새의 언어 최양숙 지난 계절 이른 새벽의 햇살을 변주하던 새들의 사랑은 생수가 흐르는 강물처럼 하루를 풀어놓았었지 지금은 어디에서 침묵의 둥지를 틀고 있을까 잎을 벗어놓은 겨울나무 끝 마른 열매처럼 매달린 둥지는 색깔을 잃고 온기를 나누어줄 이는 자신의 체온뿐.. 김정기의 글동네/시 2012.01.18
둥지 틀기 / 윤영지 둥지 틀기 윤영지 잔 가지, 풀 조각, 흙 알갱이 젊음과 패기와 땀방울이 한데 이겨져 다부진 준비를 한다 지붕도 없이 적나라한 어둠 속에 매서운 비바람을 고스란히 맞아낼 아직은 여린 살결의 젊은 군병 홀로 서기를 일찌감치 배워 다져진 젊음, 확신에 찬 손길이 가슴 졸이는 어미의 어깨를 다독거린다 허드슨 강의 정기를 들이마시며 땀방울로 응축해간 단단한 패기를 굳게 다문 입술 위 따스한 미소로 어미에게 약속의 눈빛 지으며 오늘도 너는 길을 떠난다 네 어깨 위에 주어진 둥지를 틀기 위하여 김정기의 글동네/시 2010.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