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3

|詩| 동굴 입구

퀴퀴한 동굴 속 낯익은 얼굴들 동물가죽으로 알몸을 덮는 둥 마는 둥 목이며 발목을 쇠사슬에 묶여 어깨만 흔들거리는 몸 그들 등때기 뒤쪽 어머나, 샹들리에 모양 횃불이 타오르는 *동굴 벽 그림자, 사나운 숨소리 굉음으로 울리는 동영상이 엄청 재미있어요 누군지 무엇인가에 질질 끌려 나가 관람하는 동굴 밖 세상 배신자의 무거운 발길이 다시 동굴 쪽을 향한다 땅속 깊이 위치한 동굴 입구 이 텁텁한 우주를 지하, 지상, 천상으로 3등분한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도무지 어떤 놈들이냐? * 플라톤의 공화국 제 7권에서 시작 노트: 무슨 연유에서였는지 고등학교 때 귓등으로만 듣던 플라톤의 동굴 벽 그림자를 다시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에 그 스토리텔링은 이상한 공포심을 자극했다. 아직도 나는 젠체하는 플라톤이 무진장 ..

2022.05.18

|詩| 목소리 플러스

침샘에 천수(天水)가 마르지 않는 거 아마 유전일 거야 목소리가 정말 맑아 진짜 입 속 뒤쪽 캄캄한 동굴에서 조심스레 울대를 조율하는 발성법에 있는 거지 젖은 목젖 조그만 목젖이 울리고 있어 창밖에서 새가 찌찌 쑤쑤 노래한다 첫 소리만 듣고도 얼른 알아차리는 거지 뜨거운 기운 플러스 알파 늦가을 깊숙이 사무치는 목관악기 당신 청신한 목소리가 첨부 문서 파일을 죽기 살기로 압도하는 매 순간마다 ©서 량 2021.11.09

2021.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