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코스타 리카의 도깨비 코스타 리카의 도깨비 입 속 동굴 속 캄캄한열대야를 지키는 송곳니 두 개빨강 코 도깨비가 붙박이로 서있네나도 붙박이 꼼짝달싹 못해요도마뱀 눈 개구리 눈수직으로 웃는 눈당신을 홀랑 잡아먹을 것 같잖아으르렁 으르렁 어때 무섭지 詩作 노트:Costa Rica 더운 날씨. 소화전 혹은 도깨비처럼 보이는예술작품 흉내를 냈지. 설명은 읽지 않고 사진만 찍었다. © 서 량 2024.03.05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06
|詩| 가을 냄새 가을은 갓 끓인 누룽지, 널브러진 이부자리, 가을은 비 내리는 한밤중 당신 심층심리다. 속 깊은 바닷물결에 전후좌우로 몸을 흔드는 미역줄기, 주홍색 햇살 넘실대는 하왕십리 행당동 지나 뚝섬 길섶을 엉금엉금 기어가는 도마뱀의 신중한 동작, 가을은 내 몸 냄새다. 씹지 않아도 저절로 씹어지는 군용건빵의 텁텁함, 새벽 4시에 창문을 열면 왈가왈부 할 것 없이 왕창 쏟아지는 분홍색 초록색, 가을은 빛살 가득한 당신이 얼마 후 부드러워지는 기운이다. © 서 량 2022.09.05 - 2023.11.21 詩作 노트: 고전적 취향에 젖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을은 언어습관에 지나지 않을 뿐. 향기라는 단어선택이 잘 맞지 않는 가을이 나를 지나친다. 詩 2023.11.21
|詩| 빗방울 무한정 밀려드는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그리움이랄까 도마뱀 등허리보다 더 환한 초록색 탐조등이 당신의 의식을 면밀히 검색하는 동안 쿵, 칙, 타다닥! 타악기 소리 들린다 흠, 탯줄을 끊기 전부터 오래 기다리는 운명이라는 걸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는 사연이구나 쿵, 딱! 운명 같은 건.. 詩 2013.05.31
|詩| 플로리다의 추억 바람 부는 플로리다 하늘 맑은 플로리다 악어며 도마뱀이 득실거리는 플로리다 지도에서는 찐 고구마처럼 뵈는 플로리다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시루떡 냄새를 풍기네 내가 알지 못하는 꽃들이 벙실벙실 웃고 있네 당신이 넓적한 앞니를 환히 들어내는 순간 나도 덩달아 픽 웃는다 웃음이 눈물을 선행.. 詩 2010.01.25
|詩| 도마뱀의 눈물* 출렁이는 강물 가까이 양지 바른 바위 위에서 도마뱀이 옥색 하늘을 올려보고 있어. 잘 봐봐 도마뱀은 주입식 교육도 받지 않고 도시문명의 혜택도 받지 않았다 근데도 저 그렁그렁한 눈으로 세상에 있는 볼 것을 다 보면서 당신과 나의 지성일랑 깡그리 무시한 채 하늘을 쏘아보며 눈물.. 詩 2008.01.14
|詩| 소식 물방울이 후루룩 날아간다 날이면 날마다 시간의 머리칼이 듬뿍듬뿍 빠진다 당신도 나도 다 시간처럼 엷어진다 기쁘다 이제는 이건 금방금방 재생되는 기쁨이다 봄이면 봄마다 밀물처럼 밀어닥치는 평화다 도마뱀 꼬리처럼 거듭거듭 거듭나는 아주 든든한 소식 © 서 량 2007.12.22 詩 2007.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