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발놀림 발놀림 부산스럽다 바퀴 셋 발 둘 도합 다섯 V字 핸들을 꽉 쥐는 동작 작동 作動 결氣 결기 결리는 대퇴근 꼿꼿한 등뼈 알 수 없는 곳으로 지근지근 돌진하는 숨가쁘게 기쁜 내 운명이다 詩作 노트: 세 살 또는 네 살 때다 분명히 다섯 살 못 미친 나이에 잡은 세발자전거 핸들 © 서 량 2024.04.15 카테고리 없음 2024.04.15
|詩| 화려한 배경 화려한 배경 -- 마티스 그림 “장식이 많은 배경의 화사한 모습”의 여자에게 (1925) 명암이 선명한 직사각형 여자 몸은 벽에 걸린 액자, 액자다 나른한 팔다리, 팔다리를 옥색, 하늘색 배경이 보좌한다 양탄자를 억누르는 대퇴근까지 詩作 노트: 마티스 그림을 감상하며 부드러움을 배운다 세상 모든 것들이 부드럽다고 느끼는 방법을 © 서 량 2023.12.30 마티스를 위한 詩 2023.12.30
|詩| 물결 물결 -- 마티스 그림 “푸른 튀튀*의 무용수”에게 (1942) 꽃병이 양팔을 허리에 왼쪽 팔을 여자가 허리에 어딘지 어두운 구석, 편안한 모습 선명한 속눈썹 튼튼한 대퇴근 strong thighs 오렌지색 수박색 靑色 tutu, tutu 검정색 파도, 잔잔한 파도 *tutu: 발레를 할 때 입는 주름이 많이 잡힌 스커트 詩作 노트: 오렌지색이 어딘지 어두워 보일 때가 있다. 늘 그런 거는 아니지만, 마티스 여자의 치마가 물결칠 때도 좀 그렇다. © 서 량 2023.06.25 마티스를 위한 詩 2023.06.25
|詩| 허벅지 허벅지 -- 앙리 마티스의 그림, ‘꽃과 함께 앉은 여자’에게 (1942) 꽃가지 빼곡한 꽃병 하나에 의자 다리가 넷이네 S자 모양 팔걸이에 얹히는 꽃 마음, 꽃 마음 손가락이 없는 오른손, 연한 손길이 홍시 빛 도는 주홍 색이네 대퇴근 대단한 언저리에 널브러지는 흰색 노랑색 어느새 봄 기운, 봄 기운 시작 노트: 마티스의 색채감에 홀린다. 무르익은 홍시를 연상키는 여인의 허벅지 색 선택이 대담하다. 봄이 그런 경지에 몰입하려고 벼르고 벼르는 4월 하순에. © 서 량 2023.04.22 마티스를 위한 詩 2023.04.22
|詩| 행진곡을 기다리다 광대뼈 뭉툭한 박정희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웃지 않는 얼굴로 돌아왔을 때 대한뉴스에 부는 바람 김포공항 흙바람 흑백영상을 코닥 컬러로 변조시키는 Washington Post March 행진곡이 터진다 대퇴근 힘살이 근질근질해지는 곡 육군사관학교 여드름 엉덩이 딱딱한 젊은이 울퉁불퉁한 바지 옆구리 두 손가락 너비로 꽉 재봉 된 실밥 더 이상 기다릴 수는 없어, 하며 당신이 소리쳤을 때 DMZ 하늘에서 조그만 돌덩어리들이 쏟아진다 젊은이들이 한사코 비무장지대에 몰려든다 근사한 유니폼을 입은 채 불쑥불쑥 태어난 꼬마 병정들이 골반뼈 나란히 저벅저벅 걸어가는 곡 시작 노트: 병정놀이가 전쟁이라는 말이니. 장난감 병정들이 척척 발맞추어 걸어가는 소리 들린다. 그들의 몸동작을 좌지우지하는 행진곡 멜로디가 .. 詩 2022.12.09
|詩| 술집* 고개를 끄덕이는 남녀노소 흰머리며 검은 머리 분홍색 머리칼이 분분해요 사방을 몇 번을, 정말 몇 번을 훑어봐도 미련이라고는 씨알머리도 없는 곳 나는 당신 사랑의 유통기간이 얼마일지 정말 모르겠다 딸꾹질이 나네 사나운 딸꾹질이 꿀꺽꿀꺽 자꾸만 내 횡격막을 귀찮게굴어요 부대.. 詩 2008.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