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게만 흐르다가 / 송진 낮게만 흐르다가 송 진 치첸 잇사*가 가까워지자 중년 남자 하나가 버스에 오른다 새카맣게 그을린 네모난 얼굴에 깊은 눈 수천 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마야 달력을 치켜든다. 초점 없는 시선은 관중을 엇비낀 채 알 수 없는 말들을 계속 흘려낸다. 영혼이 떠난 빈 집에서 울려퍼지는 공허한 메아리. 유.. 김정기의 글동네/시 2011.03.01
|컬럼| 118. 소녀와 숙녀 바람 부는 가을날 맨해튼 중부쯤 어느 북적거리는 레스트랑 같은 데서 화장실을 가노라면 배설행위의 남녀유별이라는 도시적 질서와 시책 때문에 자신의 성(性)을 명심하며 도어를 확인해야 한다. 공자왈, 남녀칠세부동석이라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우리는 치마와 바지를 단정하게 입은 만화 같은 ..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0.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