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하늘 사이로 저 검푸른 나뭇잎이 흔들리는지 저 뚜렷한 귀금속 청동의 거목 인자한 가지마다 당신의 소망이 우리 미미한 공백의 마음을 흔드는지 더 생각하지 말아라 그리고 그 기골이 장대한 노인은 대저 우리의 실책이라는 것들이 이 엄청난 시공으로 매달리듯 날아가는 구름 떼의 아득한 신음 소리다 하셨다 나무를 휘감아 오르는 어느 더운 바람의 심중이 우리 속 죽음의 잔가지를 부검하는 목숨 깊은 칼질이다 순순히 솟아나는 푸르름의 떨림이다 그리고 그 기골이 장대한 노인은 전혀 요지부동으로 서 있었다 시작 노트: 88 올림픽이 한국에서 개최된 해에 내가 미국에서 이런 시를 쓰다니, 하는 상념에 잠긴다. 한여름. 하늘을 가리다시피 신록이 울창한 나무잎새들이 흔들리던 그때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엄청나게 큰 나무 둥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