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노래방 주인의 죽음 도시에 땅거미가 질 때쯤 산허리는 이슬에 젖는다 타악기 소리 들려요 아무도 술을 마시지 않네요 두 번째와 네 번째 박자에 무릎을 위쪽으로 올린다 샤워를 마치고 몸의 물기를 닦는 중이었어요 51세의 노래방 주인이 노래방 밖에서 흉기에 찔려 죽었대 묵중한 쇳덩이가 여럿 붙어있는 .. 詩 2013.09.16
|詩| 꽃밭에 들어서다 드물기는 하지만 가끔 꽃밭에서 햇살 화사한 날 꽃들이 파티를 하는 걸 몰래 훔쳐봅니다. 그 꽃들은 외로운 기색이 없이 마음씨가 참 따뜻하고 서로에 대한 관심도 대단하대요. 심지어는 넉살 좋게 말끝마다 서로 상큼하게 톡톡 쏘아붙이는 꽃들도 드문드문 섞여 있네요. 잘 살펴보세요. 소리 없이 눈.. 詩 2010.02.03
|컬럼| 94. 방, 방, 방 얼마 전에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미국을 떠나기 전에 너무 바빠 머리를 깎지 못하고 결국 한국 번잡한 동네에서 이발소를 찾아 다니다가 깜짝 놀랐다. 이발소 간판에 24시간 영업을 한다고 써 있는 것이 아닌가. 세상에, 이발소가 24시간 손님을 받는다니. 한 청년이 머리 깎으러 오셨습니까, 하더..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09.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