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맺힌 말(言) / 김종란 이슬 맺힌 말(言) 김종란 종이 집에 기대어 나팔꽃 무리 진다 이슬 맺힌 말 햇빛 속에 숨어있다 경이로운 고대의 문양/ 여리고 한없이 부드러운 입술을 연다 종이 집에 누워 시간을 거슬러 비치는 비밀 문서 파랗게 질린 눈썹으로 보라색 봉인을 응시한다 경건하게 나팔꽃 무리 진다 아파도 괜찮으니 약장 문을 닫는다 종이 집 물기 머금은 소식(消息) 머문다 © 김종란 2013.07.03 김종란의 詩모음 2023.01.04
Morning Glory 데이트 / 윤영지 *Morning Glory 데이트 윤영지 허리는 굽었어도 빠짐없이 맞이하는 아침 힘들여 고개 든 나팔꽃 웃음으로 앙상히 마른 손을 흔든다 빗방울도 눈송이도 멈추지 못하는 하얀 백발의 그녀 오늘은 분홍색 티셔츠에 하얀 반바지 하얀 모자 눌러쓰고서 하룻밤 자고 난 동네 길에 눈도장을 찍는다 .. 김정기의 글동네/시 2012.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