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 8

달걀 깨기2 / 김정기

달걀 깨기2 김정기 토요일 아침 달걀을 깬다. 둘이 부딪치면 하나만 금이 간다. 둘의 싸움에서 한쪽만 부서지는 세상 사람들 같다. 먼 바다로 돌아가는 물살은 급해서 햇살을 앗아가는데 결국 하나 남은 성한 달걀은 이긴 것 같았지만 싱크대 모서리에 소리 내며 깨져서 피 흘리게 마련이다. 들창 너머 후미진 곳에 어두움을 만들던 여름도 서서이며 늪지를 감돌고 토요일마다 달걀을 깨는 손 끝에 맺히는 울음 © 김정기 2009.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