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와지붕 4

|詩| 양옥집

양옥집 내 영혼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합작품. 장마철이면 부엌 아궁이에 물이 고이는 하왕십리 미음字 한옥에서 길 건너 도선동 양옥집으로 이사를 간다. 바람이 自由自在로 들락거리는 2층 내 방 밖 옥상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나발을 분다. 잠시 속세를 깔본다. 클라리넷  콘체르토 3악장 론도 알레그로. 모짜르트 작품 속에서 내 영혼이 마구자비로 활개친다. 나는 내 자신의 작품에 지나지 않는구나. 옆집 기와지붕 밑 여자가 제발 고만 불라며 날카롭게 소리치네. 詩作 노트:하왕십리 미음字 한옥에서는 앞마당 장독대에 올라가서 나발을 불다가 군화 한 짝이 집안으로 날아온 적이 있다. 맞을 뻔 했다. © 서 량 2024.04.06

|詩| 빛이 없는 자리 2

빛이 없는 자리 2 빛이 함몰한 곳에 가보았다 세차게 끓어오르는 magnetic force 네 귀가 번쩍 들려 거무죽죽한 기와지붕 세찬 바람이 날개뼈를 흔드네 당신의 푹 꺼진 눈등 반듯한 이마 memory 빛이 내뿜는 nostalgia 등등 스며드는 적요가 좋았다 詩作 노트: 詩를 쓰다 말고 별안간 방의 불을 확 끈다 창밖 하늘 빛이 거무튀튀한 기와지붕이네 © 서 량 2011.08.31 – 2024.02.01

2024.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