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2

|컬럼| 370. 빎

1980년대 말경 아메리카 온라인(AOL)에서 나는 인터넷 시(詩) 동호회의 열성 멤버였다. 켄터키 주 어느 멋진 여류시인과 문자를 주고받던 시절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그녀가 남편이 방광암 진단을 받았는데 치유가 되도록 기도를 해달라는 부탁을 하는 것이다. 차마 무신론자라는 말을 못하고 그러마 했다. 나는 기도를 전혀 하지 않았고 몇 달 후 그녀 남편은 사망했고 그녀는 내게서 흐지부지 사라졌다. 수년 후 다시 인터넷에서 그녀와 마주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눴지만 대화가 전 같지 않았다. 그녀 남편을 위한 기도를 하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렸다. 솔직히 나는 평생 기도를 해 본적이 없다. 가끔 남이 하는 기도에 실눈을 뜬 채 잠시 딴 생각을 하는 비기독교인이다. 정신과 월간지에 실린 “종교와 영성(靈性, 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