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3

|컬럼| 37. 여의주(如意珠)의 비밀

여의주(如意珠)의 비밀  심형래 감독이 제작한 디워(Draggon Wars)가 할리우드에 진출했다는 소식을 듣고 엊그제 뉴욕 북부 동네 극장에 가서 그 영화를 봤다. 이무기가 여의주(如意珠)를 입에 물고 용이 되어 승천하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여의주는 실눈을 지긋이 뜬 부처가 엄지와 검지로 그리는 구슬 모양이다. 소위 동양의 사상을 대표하는 곡선의 상징이다. 양키들 건축이 하나같이 직사각형임에 반하여 우리의 경복궁과 창덕궁의 추녀가 그리는 부드러운 선을 보라. 그토록 우리의 사고방식은 둥글고 원활하다.   여의주는 요술을 부린다. 이무기가 여의주를 제 것으로 만드는 순간 용으로 탈바꿈하는 것은 참으로 멋진 매직(magic)이다.  ‘magic (마술: 魔術)은 14세기 말 희랍어로 ‘예술’ 혹은..

|컬럼| 370. 빎

1980년대 말경 아메리카 온라인(AOL)에서 나는 인터넷 시(詩) 동호회의 열성 멤버였다. 켄터키 주 어느 멋진 여류시인과 문자를 주고받던 시절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그녀가 남편이 방광암 진단을 받았는데 치유가 되도록 기도를 해달라는 부탁을 하는 것이다. 차마 무신론자라는 말을 못하고 그러마 했다. 나는 기도를 전혀 하지 않았고 몇 달 후 그녀 남편은 사망했고 그녀는 내게서 흐지부지 사라졌다. 수년 후 다시 인터넷에서 그녀와 마주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눴지만 대화가 전 같지 않았다. 그녀 남편을 위한 기도를 하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렸다. 솔직히 나는 평생 기도를 해 본적이 없다. 가끔 남이 하는 기도에 실눈을 뜬 채 잠시 딴 생각을 하는 비기독교인이다. 정신과 월간지에 실린 “종교와 영성(靈性, 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