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 2

|컬럼| 43. 크리스마스 캐롤

크리스마스 캐롤 걱정도 팔자라는 말이 있다. 걱정을 잘하는 기질을 타고 난 사람에게 잔 신경 쓸 것 없이 인생을 대범하게 사는 것이 좋다고 비양대는 말이다. 사실 우리 인생에 있어서 걱정한다는 것 하나 만으로 해결이 되는 일은 거의 없으리라. ’Care killed the cat(걱정이 고양이를 죽였다.)’라는 영어 속담이 명시하듯 쓸데 없는 걱정은 몸에 해로운 법.’care’와 ‘charm(매력)’과 크리스마스 캐롤의 ‘carol’이 같은 뿌리에서 온 말이라고 하면 당신은 얼른 수긍이 가겠는가.고대영어에서 한 때 ‘care’는 ‘karo’ 또는 ‘chara’라 했는데 이 말은 그 뜻 중에 ‘시끄러운 소리’라는 뜻도 있었다. 11세기 이전의 고대 고지(高地) 독일어로 ‘chara’는 ‘통곡하다’, 소위 ..

정적 / 김종란

정적 김종란 맑고 파란 정적(靜寂) 물방울 소리 들린다 드러난 심장 정적은 숨쉬고 있다 정적은 쏟아진다 눈 내린다 어두운 숲 듬뿍듬뿍 지워 버리는 흰 페인트 눈 내리는 숲, 숲의 노루처럼 나의 근심이 지난다 총알 보다 빠르게 꿈인듯 뛰놀다 간다 소리 없는 거미집 빛이 일렁이며 놀다 간 반짝이는 그물, 가득 주름잡힌 마리아 테레사의 얼굴이 치마끝에 흰 페인트를 묻히며 캄캄한 골목에 접어든다 © 김종란 2021.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