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4

|詩| 겨울 소리

헐벗은 공기 알맹이 지직 지직 하는 초음파 주파수 내가 못 알아 듣는 딴 나라 말 鬼神이 내는 목쉰 소리 머나 먼 갤럭시 세찬 숨소리 등등 왠지 푹 갈아 앉는 기분이에요 여봐라 게 누구 없느냐 겨울 냄새가 코 끝에 아찔해 헐벗은 공기 알맹이가 나를 실눈으로 흘겨보는 순간 터무니없는 *default 設定 이거 으응 응 흠 흠 *컴퓨터 프로그램에 이미 설정돼 있는 작업 환경 © 서 량 2022.12.17 https://news.koreadaily.com/2023/02/10/life/artculture/20230210172330609.html [글마당] 거울 소리 헐벗은 공기 알맹이 지직지직 하는 초음파 주파수 내가 못 알아듣는 딴 나라말 鬼神이 내는 목쉰 소리 머나먼 갤럭시 세찬 숨소리 등등 왠지 푹 가라앉..

발표된 詩 2023.02.12

나팔수 / 김정기

나팔수 김정기 나팔 소리에서 은가루가 부서져 내린다. 몸에 있는 공기는 모두 빠져나가고 홀쭉해진 세포마다 소리가 난다. 나팔을 불면 떠난 사람이 돌아온다. 나팔 부는 사람은 나팔로 말한다 길게 늘어지게 나팔을 불면서 세상을 돌면 세상에 숨어있는 그대의 숨소리가 들린다. 음정마다 뽀얀 망토를 입고 텅텅 빈 몸으로 흐린 거울 속에 얼 비취고 있는 목소리 한 번만 더 들을 수 있다면. 온몸에 피가 나팔로 빠져나가도 그대가 그 소리 들을 수 있다면. 나팔을 입에 물고 거리로 달려 나가겠네. 흰 눈 같은 은가루를 뒤집어쓰고 터진 허파에 바로 그 나팔수 안에 그대가 숨어있네. © 김정기 2014.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