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5

|詩| 빈센트 반 고흐의 슬픔

빈센트 반 고흐의 슬픔 폭풍의 중심은 요지부동의 기쁨이다 빛줄기 장대 빛줄기 쏟아지는 광야에서 빛다발로 치도곤이 두들겨 맞는 당신늘 샛노란 해바라기 잎새 잎새 펄럭이는 하늘 밑나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싼다 詩作 노트:맨해튼 남단 허드슨강 주변에서 관람한 Gogh Exhibition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몇 년 전 일이었다 © 2024.04.11

나는 당신의 잘라진 귀를 갖고 있어 / 김종란

나는 당신의 잘라진 귀를 갖고 있어 김종란 *Vincent 나는 당신의 잘라진 귀를 갖고 있어 봄의 미열을 앓으며 당신 손을 잡아 내가 알고 있는 한 사람 사람을 서투르게 사랑한 사람 사람을 사랑하려 사람을 사랑하고 싶어 꽃이 피어나는 미열을 앓다가 4월의 사과꽃으로 지금도 피어있는 사람 노란색으로 칠한 방에서 그 낡은 의자에 머리를 감싸고 앉아 고통스러워 지금도 당신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사람 나는 당신의 잘라버린 귀를 갖고 있어 그건 진짜야 반짝이는 모래알같이 이제 이 세상에 남겨져 있어 찢겨져 상처가 벌어지면 숨을 잠시 고르며 그 고통을 바라보는 거야 하얀 캔버스에 보라색 아이리스가 피어나는 거야 * Vincent Van Gogh © 김종란 2008.07.28

|詩| 중간 박수

스토리 중간에 해피엔딩이 들어서지 못해요 -- 만화영화 '마지막 유니콘, The Last Unicorn' (1982) 해피엔딩은 미남미녀가 고초 끝에 뜻을 이루는 엔딩 -- A happy ending cannot come in the middle of the story -- 당신이 그리는 유니콘이 완성되기까지 빛의 굴곡은 대수롭지 않지 스토리 중간에 얼굴에 붕대를 감은 고흐 자화상을 마주할 수 있겠어? 저는 못해요 달도 보름달이 좋은데 나는 보름달을 보는 순간 박수를 친다 손바닥이 아프도록 보름달은 완벽해 달기운이 넘쳐흐르네 상대 없는 대화는 대화가 아니래 독백은 싫어 밤하늘에 버려진 하현달이 제 마음을 떠나지 않고 있네요 박수 끝! 몸은 떠나도? © 서 량 2011.12.9 – 2021.07.08

2021.07.08

|컬럼| 391. 고흐를 동정하다

-- There is peace even in the storm. (Van Gogh) – 평온은 심지어 폭풍 속에도 있다 (고흐) 한 미약한 인간은 인정사정없는 폭풍의 괴력을 맞닥뜨리지 못한다. 열악한 현실에서 한 가닥의 평온을 구가하는 향취가 전해지는 고흐(1853~1890)의 짧은 명언을 곱씹는다. 폭풍이 거창하고 사나운 객관이라면 평온은 한 개인의 희망사항과 의지가 깃들어진 주관이다. 객관과 주관을 이렇게 갈라놓는 내 의도는 환경이라는 외부상황과 평온이라는 내부상태와의 상호관계를 조명하는데 있다. 고흐는 37살의 아까운 나이에 권총 자살로 힘겨운 생을 마감했다. 그의 정신질환에 대하여 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의견을 피력한다. 정신분열증, 조울증, 간질, 알코올 중독, 성격장애 같은 굵직굵직한 병명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