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무대조명 무대조명 당신이 눈길을 옮기는 동안누군가 구성지게 노래하는 무대나는 밝음을 단정 내리지 못한다미국 사람이 미국 노래를 부르는 무대등 뒤 거울이 반짝 반사하는 빛줄기왕~왕~ 울리는 무선 마이크로폰베이스 기타 음률에 화음을 넣는다 詩作 노트:한참 전 롱 아일랜드였어 소도시이름을 까먹은 무슨 호텔이었다 ⓒ 서 량 2024.09.16 詩 2024.09.16
|詩| 흰색 바탕 원피스 흰색 바탕 원피스 -- 마티스의 그림 “화장대에 앉은 여자”에게 (1924) 香水 한두 병 작은 꽃병 분홍 꽃 대여섯 송이 야자수 한 그루가 넘보는 여자의 內室 어찌 경대 위에 거울이 없을까나 젖혀지는 바닷바람 가벼운 원피스 손가락만한 벌레 이삼 백 마리 기어가는 詩作 노트: 마티스 그림에 여자하고 창문이 자주 나온다. 둘 사이에 어떤 각도가 이루어지는데 그 사이로 바닷바람의 출입이 잦다. 벌레도 들어온다. © 서 량 2023.06.10 마티스를 위한 詩 2023.06.10
내 사랑 게르니카 / 김종란 내 사랑 게르니카 김종란 흰 눈 내리는 날 옥외 온천에서 뜨거움과 차가운 것을 받아들이며 거울안에 들어있는 다정한 사람들과 흰 눈처럼 내 살결에 닿아 스러지는 말 품고 흰 눈처럼 내려 쌓이는 거침없이 정다운 발소리와 목소리들 맑은 거울 속에서 목욕탕으로 꺾어지는 동네 골목길처럼 비스듬히 걸어 나와 선뜻한 바람에 목덜미 움츠리며 그 푸르른 게르니카 속을 한껏 움츠리며 통과한다 물에 퉁퉁 불린 붉은 발로 목욕탕 수증기에 휩싸인 젖은 머리로 나는 나름 푸르다 © 김종란 2012.10.12 김종란의 詩모음 2022.12.30
대기자 / 윤지영 대기자 윤지영 그 동안 고마웠어요 아직은 붉은색이 되지 못한 당신을 정중히 모십니다 우리의 유전자가 일치하지 않은 건 슬픈 일이에요 하지만 나는 여전히 당신의 몸 속을 들여다보고 있어요 내 이름들을 찾고 있지요 앞에 놓인 유리거울을 치우지 마세요 당신이 데려온 시간들은 아.. 김정기의 글동네/시 2013.04.13
자판기 / 송 진 자판기 송 진 선배님 잘 부탁드립니다 공들여 포장한 자신을 정중히 두 손으로 바친다 종합보험 에이전트 무한 경쟁의 시대에 한없이 작아져서 어느 틈새에나 끼어들어 팔지 않으면 안 되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성자의 미소를 입고 불 꺼진 동굴에 전류를 불어넣기 위하여 항상 크.. 김정기의 글동네/시 2013.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