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5

|詩| 흰색 바탕 원피스

흰색 바탕 원피스 -- 마티스의 그림 “화장대에 앉은 여자”에게 (1924) 香水 한두 병 작은 꽃병 분홍 꽃 대여섯 송이 야자수 한 그루가 넘보는 여자의 內室 어찌 경대 위에 거울이 없을까나 젖혀지는 바닷바람 가벼운 원피스 손가락만한 벌레 이삼 백 마리 기어가는 詩作 노트: 마티스 그림에 여자하고 창문이 자주 나온다. 둘 사이에 어떤 각도가 이루어지는데 그 사이로 바닷바람의 출입이 잦다. 벌레도 들어온다. © 서 량 2023.06.10

내 사랑 게르니카 / 김종란

내 사랑 게르니카 김종란 흰 눈 내리는 날 옥외 온천에서 뜨거움과 차가운 것을 받아들이며 거울안에 들어있는 다정한 사람들과 흰 눈처럼 내 살결에 닿아 스러지는 말 품고 흰 눈처럼 내려 쌓이는 거침없이 정다운 발소리와 목소리들 맑은 거울 속에서 목욕탕으로 꺾어지는 동네 골목길처럼 비스듬히 걸어 나와 선뜻한 바람에 목덜미 움츠리며 그 푸르른 게르니카 속을 한껏 움츠리며 통과한다 물에 퉁퉁 불린 붉은 발로 목욕탕 수증기에 휩싸인 젖은 머리로 나는 나름 푸르다 © 김종란 2012.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