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각성 그림 껍질을 벗기는 중이란다 혀 뿌리를 슬쩍 스치는 양파, 양파 향기랑 You gotta drive to survive You gotta go anyway, you know? 혹한에 떨고 있는 그림 한 장, 근사한 그림 한 장을 쓱 밟고 지나가는 당신 잠재의식에 황금빛 눈부신 액자를 입혀야겠어 그건 우연, 무지막지한 우연이었어 You gotta drive t.. 詩 2014.01.18
|詩| 여권만기일 살 떨리는 각성이었다 한여름 케네디 공항에서 자정쯤 내 여행의 자유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만료됐다는 소식을 듣고 소스라치게 놀랐을 때 불면의 밤을 절단하는 탐조등뿐만 아니라 허기진 밤참이 누워있는 식탁에서 생선구이 같은 고소한 비린내가 뭉실뭉실 났습니다 같은 시각에 짙은 안개가 서재 밖 키 큰 나무들 옆을 서성이고 있었지요 칙칙한 지느러미를 휘적거리며 그들이 떼를 지어 내 허랑한 상상력의 변두리를 슬금슬금 헤엄치는 밤이었습니다 이틀쯤 지난 대낮 태평양 뜨거운 하늘에서 발 밑으로 둥둥 떠도는 수제비 구름 덩어리들을 젖은 눈길로 검색했다 그러는 나를 누군가 비정하게 지켜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고 © 서 량 2012.09.14 詩 2012.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