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

서 량 2021. 11. 18. 20:53

 

신(神)을 폭행한 사람들 여럿 문 쪽을 향하여

엘리베이터 안에 단정하게 서 있다

 

당신은 빨리 흥분한다

초록이 극명하게 투명해지는 순간

두 남녀가  키스 하는 장면이 나온다

피아노 반주에 첼로가 독주하는

굵은 멜로디 배경음악

 

내가 살지 않은 내 삶에 어른거리는 내 그림자

 

의무의 족쇄를 벗어나는 최면술의 꽃이 피어난다

몸이 통통한 안나 오와 목이 긴 루 살로메가

풀밭을 걷고 있어요 눈물은 감정 완화

감정 빚의 탕감, 눈물은 달콤해 정말

이제 니체의 눈물은 더 이상 아픔이 아니다

 

*When Nietzsche Wept: 현 스탠포드 명예교수인 실존주의 정신과의사

Irvin Yalom (1931~ )의 소설. 같은 제목으로 2007년에 영화가 나옴.

Nietzsche, Breuer, Freud, Lou Salome 그리고 정신분석의

시발점을 이루었던 환자 ‘Anna O’가 등장한다.

 

시작 노트:
니체와 브로이러는 서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이였다. 정신과의사 얄롬은 정신분석의 태동기에 최면요법을 사용한 정신치료의 가상현실을 소설로 보여준다. 19세기 끝부분은 유럽 전체가 정신과 영역에 새로운 시선을 던지기 시작한 격동의 시절이었다. 한 100년쯤 후에 또 어떤 작가가 현재의 정신치료법에 대하여 어떤 픽션을 쓸지 자못 궁금하다.

 

© 서 량 202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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