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란의 詩모음

거미의 장화 / 김종란

서 량 2023. 1. 28. 17:54

 

거미의 장화

 

                          김종란

 

알 수 없음의 장화를 신고

끈끈하게 매달려 흔들린다 

다른 시간으로 가지를 뻗는

봄, 위장한다

깊은 숨을 쉰다

 

눈 깜짝할 사이 지나면서

제비꽃의 들숨 

벌새의 붕붕거리는 비상

비 오는 코스타리카 숲을 불러와 

숨을 쉰다

 

바다에 떠 있는 거미

어리둥절 목숨을 늘이며

숨을 죽인다

 

© 김종란 202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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