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유화
김종란
가을 강을 바라 본다 오래된 유화의 하늘 밑
드나드는 미래의 사람
길어진 머리로 물고기 떼 한데 어울려 헤엄치며
도서관 문을 드나든다 쉬임 없어 느린 강
끝없이 춤추는 구름을 안으며 하늘은 깊고 푸르다
가을에 방치되어 있다
바랜 하늘색 신발을 신고 강을 등지고 걷는다
아늑하고 한적한 곳
가을 숲 옆구리에 몸을 부린다
숲은 어디나 있다
맨하탄 부동의 마천루 모방한다
하루를 미친 듯 걸어 푸르게 무거워질 때 돌아 온다
가을 풀 벌레 소리 귀에 환하다
누군가의 그림에 들어가 보는 도둑 같은 밤
빈 캔버스안에 얼굴을
무거운 이야기를 버리고 온다 가을 풀벌레 소리
© 김종란 2014.10.15
'김종란의 詩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잠 든 붓꽃 / 김종란 (0) | 2023.01.08 |
---|---|
*흰 러닝셔츠 / 폭설 -- 김종란 (0) | 2023.01.08 |
자줏빛 정원 / 김종란 (1) | 2023.01.07 |
봄, 비행일지 / 김종란 (0) | 2023.01.07 |
수묵화 3 / 김종란 (0) | 2023.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