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백만 송이, 백만 송이, 백만 송이***

서 량 2011. 1. 25. 22:09

 

 

다수(多數)의 의미를 알겠다 다수는 밉살스럽고 다수는 날 상처 주려는 것 걸핏하면 골을 내는 소수가 난동을 치는 것 또한 무지막지하게 무섭지만 말이지 비둘기도 멸치 떼도 테러리스트도 소녀시대도 당신은 잘 생각해야 돼 다수를 피하려 한다 의사협회도 문인협회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가을 코스모스 무리나 봄동산 꽃동산에 울긋불긋 살아나 하늘하늘한 허리로 조심스레 몸을 가늠하는 다수는 예외로 하는 게 어때, ?

 

꽃들이 땅 속에 다리를 푹 박고 있는 까닭에 메뚜기나 나비처럼 이리저리 점프를 하거나 자유여행을 하지 못하는 까닭에 땅이 꽃들을 엄격하게 보살피네 하늘을 찌르는 산에도 음침한 늪지에도 옆집 베란다에도 인터넷에도 아침이면 아침마다 가벼운 지폐처럼 가벼운 눈처럼 수북이 쌓여 벙긋벙긋 웃고 있는 꽃들이 좀 있으면 천지사방을 쑥밭으로 만들어 놓는다잖아 어떡해 좁디 좁은 사이버 공간에 우리가 발 디딜 틈이 없어지면, ?

© 서 량 201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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