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조기구이

서 량 2009. 10. 27. 09:48

 

 

 어제 아침에도
 블랙커피 두 잔을 연거푸 마셨더니
 정신만은 초롱초롱해지는 거야, 신화(神話)의 공간에서

 헛헛한 뱃속에 무언가 들어가면, 맹물이나
 김밥이나, 치즈 푸짐한 피자거나 
 인스턴트 짬뽕이 파도처럼 출렁이지


 아, 잠시 후 내 HTML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가
 사이버스페이스를 감쪽같이 빠져나가는 사이에

 화약냄새 물씬한 라면보다는, 따끈하고

 비릿한 조기구이가 더 좋은 걸, 그게

 "다 조상 탓이에요" 라고 당신은 말하겠지

 우리의 천체(天體)는 아직 튼튼하다

 다도해 남도 해안 단백질 물컹한, 내장

 냄새 자욱한 바닷바람 휘몰아치는 섬

 덜컥거리는 의식의 절벽에 날아갈 듯 서면 
 샤워하지 않은 우주,  퀴퀴한 몸 냄새가 아주

 좋기만 한 , 응, 이렇게!

 
 

 

 © 서 량 2009.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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