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에나 언제까지나 존재한다
더러운 하수구에도
청순한 구름 건너 쪽에도
내가 기억할 수도 없는 우주 구석구석 틈새마다
두루두루 산재한다 언제까지나
나는 무엇인가 내가 진짜 무엇인지
당신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겠지
나도 그렇다
나를 무색무취의 공기라고 추정해 봐 하하
산소 수소 질소 아니면 일산화탄소 구공탄 냄새
혹은 우주의 신선한 정기라고 상상해 봐
뉴욕에서 버려진 비닐봉지처럼 바람에 떠다닌지 얼마 만인지
지금 내 나이가 백 년 전쯤이라면 나 벌써 죽고 없었을 텐데
나는 아무데나 언제까지나 존재할 것이다
보잘 데 없지만 당신을 위해서라면 풀꽃같이 초롱초롱한 혼백으로
© 서 량 200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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