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악기 소리

서 량 2008. 1. 30. 08:36

 

물론 그거는 가벼운 숨소리일 수 있다
무의미 해 아무래도 무의미 해
 
얼마든지 그럴 수 있어요

 

도가 지나치면 나무잎 흔들리는 소리하고
굵직굵직한 나무가지들이 갑자기 재채기하는 소리하고
헷갈려 많이 헷갈려 헷갈리고 말고 진짜 헷갈려

 

근데도 거진 비슷해 샛노란
달이나 검붉은 해나 아주 비슷해 자주
생긴다 자주 생기는 일이 있다는 게 이상도 하지
좋아 아주 좋아 잘 어 봐 4분의 3박자는 분명한데
월츠 기분은 눈꼽만치도 안 들지 혼자서

싱겁게 쿵쩍쩍 쿵쩍쩍 하지 않아요

 

심성 사나운 악사들의 숨가쁜 호흡과 실성한 손가락들이

거듭 파고드는 박자관념이 어떠냐 이 겹겹이
쌓이고 쌓이는 욕의 질서가 어떠냐 응 치키치키 칭 투둑

 

© 서 량 2008.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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