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mission 2

|컬럼| 389. 신(神)들의 논쟁

브루스가 내게 말한다. “나는 당신이 어떤 정신과의사인지 모르기 때문에 당신을 도저히 믿을 수 없어. 내가 신에게 몇 번을 직접 물어봤는데 당신이 처방하는 정신과 약은 백해무익이니까 절대로 먹지 말라 하더라.” 그는 얼마 전 다른 병동에서 내 병동으로 후송된 60대 중반의 백인남자다. 말의 앞뒤관계가 크게 어긋나지 않아서 어느 정도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을 내가 속으로 고맙게 생각하는 관계다. 요컨대 그와 나 사이에 이루어지는 의사소통이나 의견교환은 정상인을 자처하는 당신과 내 대화의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마음을 느슨하게 먹고 물어본다. “나는 나 대로 신봉하는 신이 있다. 난처하게도 내 신은 브루스라는 환자를 잘 보살피고 약 처방도 최선으로 잘 하라고 당부하더라. 너의 신과 나의 신이 의견을 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