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나비 4

|詩| 내 겨울詩는 음산하다

사람 없는 뉴저지 북부 해변에 지금 당장이라도 가 보면 알 수 있다 무작정 비상하는 생명들이 남기는 흔적 그 빛들이 즉각즉각 화석으로 보존되는 당신 의식 속 가장 내밀한 공간에 가 보면 발바닥에 밟히는 뿌리 깊은 모래알이 깔깔해요 귀청 따가운 겨울 파도의 아우성이 당신 앞머리를 들뜨게 하는 뉴저지 북부 해변을 걸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아무리 해신(海神)의 숨소리가 귓불을 덥히는 동안 황금사과를 내가 매장시킨 가을이었더라도 노란 금가루를 떨치며 날아가는 나비 한 마리 손에 잡히지 않는다 도저히 잡지 못할 거예요 내 알뜰한 상상 밖으로 총알보다 빠르게 호랑나비 한 마리 날아간, 뉴저지 북부 가장 은밀한 해변에 오늘이라도 차 몰고 가 보면 대뜸 알 수 있다 © 서 량 2009.01.26 www.korea..

발표된 詩 2024.01.30

|詩| 아라베스크

아라베스크 -- 마티스의 그림 “바다와 해변의 열린 창에 등을 대고 앉은 여자”에게 (1922) 양탄자 울긋불긋한 양탄자 베이지색 감도는 흰빛 하늘, 하늘 빛 돛단배 여럿이 메시지를 주고 받네 살짝 어두운 얼굴 여자 얼굴 호랑나비와 등을 구부린 자벌레의 발레 춤 詩作 노트: 여유롭고 풍요로운 바다에 등을 돌린 여자의 마음을 분석한다. 속 생각이 얼굴에 나타나네. 바닷바람이 마음놓고 드나드는 창문이 활짝 열려있다. © 서 량 2023.05.28

|詩| 내 손안의 나비**

나비는 나비일 뿐인데 당신은 나비 때문에 장자에게서 엄청난 교훈을 받고, 나는 물색 모르고 겨울 새벽 비몽사몽 잠결에 흥분한다 나비는 나비일 뿐인데 나와 무슨 상관이람 나비가 날개를 팔락이다가 별안간 전신 운동을 뚝 그치는 순간을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더라. 나비는 세상이 다 아는 당신의 열렬한 사랑처럼 서서히 죽는다 내 손안의 나비는 흉측하다 곱상한 날개의 진동으로 소슬바람을 일으키던 동심의 나비는 어디로 사라졌나 나비는 더 이상 내 손바닥에 사뿐 내려 않지 않는다 대형 차량사고와 땅이 쩍쩍 갈라지는 재난영화에 쫓기고 밀리다가 나비들이 많이 죽었다는 소식이다 평생 슬픔을 잘 감춰며 살아온 나비들이노랑나비, 흰나비, 검정나비, 그리고 저 무시무시한 호랑나비까지 포함해서 © 서 량 2010.02.01

2010.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