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동환자 매튜가 하는 말을 직원들이 잘 알아듣지 못한다. 나 또한 그의 말을 다 알아듣지 못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거의 다 파악한다. 그의 심중을 눈치로 때려잡는다. 매튜는 자기를 이해하는 나를 좋아한다. 정신과의사는 환자의 말을 귀담아듣는 일이 천직이다. 환자가 어떻게 말하느냐 하는 점에 대하여 냉정한 평가를 내리면서 무슨 말을 하는가, 하는 내용(content)보다 어떻게 말하는가, 하는 형식(form)에 더 신경을 쓴다. 폼생폼사다. 말이 즉 생각이다. 말의 형식이 일반인들과 크게 어긋나는 경우에 ‘formal thought disorder, 형태적 사고장애’라는 전문용어를 쓴다. 바쁜 세상에 사람들 간에 오고 가는 의사소통은 일단 구색만 갖추면 너끈히 통한다. 말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