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향(沈香) 김종란 어두워진 후의 시간 눈을 감고 향을 찾는다 어두움 속으로 떠날 배낭을 꾸린다 익숙한 향 기도서 사진첩을 뒤적인다 향로(香路)를 찾는다 오래된 마음이 울지 않게 꽃처럼 부드럽게 자라고 있는 생각나무 숲을 낮게 비행하며 여리게 반짝이는 가장 오래된 눈물을 바라본다 침향(沈香) 잃었던 길 숨을 멈춘다 날개를 퍼덕이면서 일탈한다 물기 머금은 뜻 잠시 내려놓아 심해어처럼 다가 가 순이 움트던 어둠도 향기로운 새로운 소식으로 묻는다 © 김종란 2012.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