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의 기행, 금문교 김종란 누군가가 수 없는 누군가가 삶과 죽음을 던지면서 금문교 여기 사람 하나 오롯이 서 있듯 금빛 길 발끝에서 머리까지 들어온 금문교를 종단하다 아득하다 이제 머리에서 발끝으로 난 금문교를 걷다 안개가 수시로 감싸는 Golden Bridge 샌프란시스코는 검은 벚꽃나무 둥치 캄캄하고 암울하게 버티다가 꽃안개 인다 세어 볼수 없는 꽃 함박웃음 눈물 범벅이 된다 몇 권의 책과 그림과 음악을 묻는다 드러나며 감추는 삶의 안개 속 꽃으로의 기행 맑고 투명한 자멸의 열기 안개가 인다 송이 송이로 무수히 녹슬어 암담해 감당할 수 없어 꽃이 핀다 송이는 기울어진다 안개가 바람에 밀리듯 서늘한 입맞춤을 주고 받는다 © 김종란 2011.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