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아침 김정기 서로 잡아당기고 있는 물살이 손을 놓고 공중을 바라보는데 아득한 것들이 돌아와 한자리에 앉는 안온함이 열리는 창안에 가득하다 서리 내린 언덕을 올라가 지난밤 촛불 밑에서 쓴 편지를 부친다 가벼운 코트와 걷고 있는 것도 죄스러운 겨울 아침에 청솔가지에 앉은 싸락눈이 눈빛을 환하게 마주 본다 다시는 봄을 잉태 하지 못할 듯 깊은 잠을 깨우는 새소리는 완강해 지구의 자궁 안에서 새것들이 태동하는 소리 또렷하게 들린다 © 김정기 2009.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