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토스 3

|컬럼| 407. 정상, 비정상, Crazy?

엊그제 병동 환자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미친(crazy) 생각을 할 수 있고, 미친 말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친 행동은 절대 안 된다. 우리 사회는 미친 ‘행동’을 용허하지 않는다.” 아리스토텔레스(BC 322~384)가 주창한 웅변술의 3대 요소, Pathos(감성), Logos(논리), ‘Ethos(문화)를 생각한다. 감성은 원시적 본능, 논리는 일상적 자아, 문화는 사회적 윤리를 대변한다. 이 세 기둥이 튼튼하게 잘 어울리면 듣는 사람의 마음이 움직인단다. 정치가들의 발언에도 너끈히 적용되는 원칙이다. 허버트는 병동에서 화장실 변기에 비닐봉지, 우유통 쪼가리 따위를 집어 넣어서 변기를 막히게 하는 짓을 한다. 하나의 변기가 막히면 모든 환자들이 다른 병동 화장실을 이용해야 되는 불편..

|컬럼| 435. 우리가 원하는 것들

병동 직원들에게 환자들과 우리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직원들은 별로 공감하지 않는 눈치다. 상상해 보라.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외과의사처럼 정신과의사가 자신이라는 주체와 환자라는 객체를 완전 별개로 취급하는 정경을. 정신과에서는 주체와 객체사이에 간극이 심하면 치료가 힘들어진다. 나나 환자나 기쁠 때 웃고 슬플 때 우는 똑같은 인간이다. 그래서 나는 우울한 감정에 휩싸여 있는 환자를 대할 때 함부로 웃지 못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창한 수사학의 3대요소를 생각한다. 에토스(Ethos, 도덕). 로고스(Logos, 논리). 파토스(Pathos, 감성). 그는 이 셋을 잘 운용하면 대중을 설득시키는 훌륭한 웅변이 된다고 가르쳤다. 셋 중에서 제일 강력한 것은 파토스. 고린도 전서 13장 13절에 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