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4

|컬럼| 414. 너는 중요해

어릴 적에 영어를 배울 때 헬로, 오케이 수준을 넘어서 원어민 발음을 처음 흉내 냈던 말이 ‘워츠 매리 유’ 였다. ‘What’s the matter with you?’를 빨리 발음하는 소리가 내 귀에 그렇게 들렸다. 우리말로 ‘뭐가 문제야?, 무슨 일 있어?’라는 뜻. ‘What’s the problem?’과 거의 같은 의미. 이민진(Min Jin Lee, 1968~ )은 7살 때 부모와 함께 이민 온후 예일대 역사학과와 조지타운 법대를 졸업하고 잠시 변호사로 일했다. 그녀가 20년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쓴 소설 ‘Pachinko, 파친코’를 애플 TV가 제작해서 2022년 3월 25일에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8부작을 몰아쳐 보았다. 그녀는 예일 대학 2학년때 일본을 다녀온 선교사가 학교 교회에서 들려..

|詩| 관련업소

사랑은 치명적인 축복이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빛, 처절한 빛, 원초적인 빛, 말의 매직, 불투명한 말투, 엔진이 쉭 소리를 낸다 관련업소 가는 골목길에 떨어지는 빗방울 후드를 쓴 사람이 무어라 속삭인다 반짝이는 구슬, 수없이 부딪치며 떨어지는 구슬 문이 달칵 닫힌다 미안합니다 지금이 처음입니다* 본능의 저주가 영원히 달콤해요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지진이 일어난다 땅이 커다랗게 갈라져요 잿빛이 먹빛으로 오버랩 되는 지금 중 시퍼런 청춘을 매장하는 삽질 당신이 첫 삽을 뜨기 전, 첫 삽도 뜨기 전에 먼 동이 트인다 먹먹한 외침, 짧게 들이쉬는 숨 소리, 생존자의 호흡이 떨린다 빛이 빛을 열렬히 약탈한다 *이민진 원작 애플 드라마 마지막 회, 주인공 선자가 시장에서 김치를 처음 팔며 하는..

2022.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