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2

|詩| 클로즈업

클로즈업 --- 마티스의 그림 “몽상, 책 읽는 여자”에게 (1921) 주홍색 벽 앞 흰색 서랍장 검정색 줄이 쭉쭉 간 책 옆 꽃병이 호젓해요 검정색 부츠에 밀착, 밀착된 여자의 발 타원형 거울이 몇 십 배 확대하는 옆 머리 머리를 갸우뚱한 채 몽상에 빠지는 눈길, 뚜렷한 눈길입니다 시작 노트: 여자가 나오는 마티스의 그림에는 늘 스토리가 있다. 한 사람의 히스토리를 전혀 몰라도 좋은 반짝하는 스토리! 그런 순간을 언어의 붓으로 그림 그리듯 표현하는 재미가 보통 재미가 아니다. © 서 량 2023.05.23

Summertime / 김종란

Summertime 김종란 속눈썹을 껌뻑거리며 적당히 기댄채 엇비슷 시선이 교차하는 오후 낮게 허밍하며 흩어진 생각의 조각들 줍는 구부러짐 부드럽게 한번에 휘는 곡선으로 발을 감춘 청남빛으로 물이 쏟아지듯 휘어지는 눈이 부신 *알제의 태양이라든가 깊은 나무 그늘에 숨겨진 피아노라든가 한데 어울려 느리게 **사라방드 춤 추듯 청록색으로 번지는 나무의 품 2B 연필로 창문을 그린다 여름의 열기 한겹 두겹 두텁게 초록보다 진하게 침묵보다 무겁게 쌓인다 미동도 하지않고 나무는 여름으로 들어가고 있다 오래전 인화된 사진이 클로즈업 되듯 창문엔 연필로 스케치한 바람이 가득하다 * 까뮈의 '이방인'에서 ** 느리고 우아한 스페인 춤곡 © 김종란 2021.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