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time
김종란
속눈썹을 껌뻑거리며 적당히 기댄채
엇비슷 시선이 교차하는 오후 낮게 허밍하며
흩어진 생각의 조각들 줍는 구부러짐
부드럽게 한번에 휘는 곡선으로
발을 감춘 청남빛으로 물이 쏟아지듯 휘어지는
눈이 부신 *알제의 태양이라든가
깊은 나무 그늘에 숨겨진 피아노라든가
한데 어울려 느리게 **사라방드 춤 추듯
청록색으로 번지는 나무의 품
2B 연필로 창문을 그린다
여름의 열기 한겹 두겹 두텁게 초록보다 진하게
침묵보다 무겁게 쌓인다
미동도 하지않고 나무는 여름으로 들어가고 있다
오래전 인화된 사진이 클로즈업 되듯
창문엔 연필로 스케치한 바람이 가득하다
* 까뮈의 '이방인'에서
** 느리고 우아한 스페인 춤곡
© 김종란 2021.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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