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란의 詩모음

Summertime / 김종란

서 량 2023. 2. 1. 18:31

 

Summertime

 

                                       김종란

 

 

속눈썹을 껌뻑거리며 적당히 기댄채

엇비슷 시선이 교차하는 오후 낮게 허밍하며

흩어진 생각의 조각들 줍는 구부러짐 

부드럽게 한번에 휘는 곡선으로

발을 감춘 청남빛으로 물이 쏟아지듯 휘어지는

눈이 부신 *알제의 태양이라든가 

깊은 나무 그늘에 숨겨진 피아노라든가 

한데 어울려 느리게 **사라방드 춤 추듯 

청록색으로 번지는 나무의 품

2B 연필로 창문을 그린다

여름의 열기 한겹 두겹 두텁게 초록보다 진하게 

침묵보다 무겁게 쌓인다

미동도 하지않고 나무는 여름으로 들어가고 있다

오래전 인화된 사진이 클로즈업 되듯 

창문엔 연필로 스케치한 바람이 가득하다

 

* 까뮈의 '이방인'에서

** 느리고 우아한 스페인 춤곡

 

© 김종란 2021.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