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3

|詩| 지하철 수자폰

지하철 수자폰 큼직한 사과 황금사과캄캄한 시멘트 바닥에 콱콱붕붕 박히는 황금알밴드부 템포 멜로디가 사라지고 없어당신은 진짜 괴짜야 Sousaphone 부드럽기 짝이 없는 수자폰 소리한번 해 볼만 해 詩作 노트:몇 년 전에 꽤 오래 전 같은데 지하철을 가다가 말고수자폰을 붕붕 부는 젊은 흑인여자와 사진을 찍었지 © 서 량 2024.02.24

2월의 눈물 / 김정기

2월의 눈물 김정기 4번 지하철은 흔들렸다 구석 자리에서 두꺼운 책을 펴 들고 책머리를 읽다가 울기 시작했다 젊은 평론가가 내 손을 들어주었다 몰락하는 자가 지는 것 같으나 결국 이긴다는. 하나를 위해 열을 버릴 수밖에 없는 사람의 표정은 숭고하면서도 순간 절정이 보인다고 지면서도 이기는 그들이 지킨 하나는 아무도 파괴하지 못한다 참혹하게 아름다운 글발을 보며 눈물 흘리는 나는 앞자리 흑인의 커다란 눈동자와 마주쳤다 그 눈을 향해 환하게 웃었다 겨울을 잘 통과한 제5 계절, 2월의 눈물이 양키 스타디움 역에서 축제로 열리려는 듯 문으로 부드러운 안개가 소리 없이 밀려왔다 잠시 기차는 서고 얼룩진 책 귀퉁이를 어루만졌다 © 김정기 2010.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