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려나무 3

|詩| 춤추는 봄

춤추는 봄 떡갈나무가 뿌리를 치켜들고 물구나무서기를 했거든요 몸매 날렵한 종달새 한 마리 구름 너머로 날아갔거든요 바람 찬 해변 반짝이는 조약돌이 지난 가을 뒷마당에 매장된 낙엽이 후끈 달아올랐대 아이, 싫어, 싫어! 볼썽사납게 당신이 추는 개다리춤 詩作 노트: 개다리춤: 양다리를 마름모로 벌렸다가 오므리는 행동을 빠르게 반복 하면서 추는 춤 - 뜻이 궁금해서 굳이 사전에서 찾아 봤지. 기하학적인 설명이네. 눈에 선해. 봄춤은 알레그로 템포. 봄이 재빠르게 움직인다. © 서 량 2008.04.18 – 2024.02.08

2024.02.08

종려나무 숲으로 / 김종란

종려나무 숲은 흰 길이 끝나는 곳에 우거져 있다 눈을 감으면 그곳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 어제도 이 만큼에서 끝이 났지만 그 길을 간다 예상치 못하게 눈에 상처를 입었다 눈을 감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종려나무 숲이 우거진 곳에 항상 있다 깊은 소리를 잣는 그늘 안 흰 이를 드러내고 웃는 종려나무 숲 상처를 열고 그 안의 길을 간다 이 나무를 그려내려 했고 바라고 싶었고 없으면 지어내려 했다 상처 속 열린 길로 종려나무 안으로 한 손은 이미 떠난 소리를 잡은 듯 가장 느린 춤으로 © 김종란 2010.08.26

|詩| 봄詩

종려나무가 뿌리를 하늘로 치켜들고 물구나무서기를 했거든요, 아까요 몸매 날렵한 종달새 몇 마리가 저쪽으로 황급하게 날아갔어요 반짝이는 강변 조약돌도 겨우 내내 땅바닥에 누워있던 눅눅한 낙엽들도 죄들 다 들뜬대 그럼 안돼, 하며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소리쳐도 안 통해요 볼썽사나워, 볼썽사나워라 나도 내친김에 나 몰라라, 하면서 서늘한 봄 품에 냉큼 안길까 하는데 © 서 량 2008.04.18 – 2020.02.14 - 2021.03.31

2021.04.01